극장 화장실에서 겪은 소름끼치는 썰

극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정확히는 경비업체에서 근무했고, 파견지가 극장이었다.

그 극장은 구조상 독립된 건물이 아니라 다른건물과 연결되어 있어서 완전히 봉쇄가 불가능했고,

상영관이나 소파등이 있어서 비상구등을 통해서 노숙자나 청소년들이 밤에 들어오는 경우가 흔했다.

(혹은 영업시간동안 어딘가에 숨어있다가 영업시간이 끝나면 나오기도 한다.)

아니면 심야영화를 본 고객이 커다란 건물 안에서 길을 잃어서 헤메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이들이 기물을 파손하거나, 절도등의 범죄를 저지를지도 모르기 때문에 마감시간에 모든 손님들을 극장에서 내보내고

새벽부터 아침까지 순찰을 돌며 그들을 찾아내서 인솔하거나 경찰에 인수하는 것이 우리 주요 업무였다.

그날도 나는 마감후에 정해진 순찰코스를 도는중이었다.

코스중에 여자화장실은 내가 직접 들어갈수가 없었는데,

원칙상 남자직원은 여자화장실에 들어갈수가 없었고, 영업종료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여자화장실의 체크는 밖에서 ‘고객님 계십니까!’하는식으로 부른후에 반응을 확인하고,

차후에 미화여사님들이 청소하면서 내부를 확인하는 식이었다.(다른곳도 이런지는 모르겠다.)

나는 남자화장실을 확인한 후에, 여자화장실을 확인했다.

“고객님 계십니까?”

“없어요! 깔깔깔!”

안에서 즐거운듯한? 장난스러운? 여자목소리가 들렸다.

극장영업종료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 화장실에 고객이 남아있는걸로 생각되었다.

나는 관리실에 XX층 여자화장실에 고객이 남아있으니 인솔후에 다음지점으로 이동하겠다고 무전후에 여자화장실 앞에서 대기를 했다.

여자화장실의 조명 이외에 모든 불이 꺼진 건물에서 여자화장실의 입구만을 하염없이 바라보는것은 상당한 고역이었다.

하지만 30분이 지나도록 고객이 나오지 않는 것 아닌가?

관리실에서 다음지점으로 이동하지 않느냐는 무전이 왔다. 나는 아직 고객이 나오지 않았으니 조금 더 기다리겠다고 했다.

이런경우가 제일 곤란하다. 남자화장실이면 직접 들어가서 확인을 하던 끌고나오던 할수가 있는데,

여자화장실은 고객이 클레임을 걸면 답이 안나오기 때문에(전례가 있었다고 한다.) 속수무책으로 대기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나는 짜증섞인 목소리로 다시 여자화장실에 있을 고객을 불렀다.

“고객님. 계십니까?”

대답이 없었다.

아까 들었던 고양된 목소리를 떠올리며, 나는 술에 취한 고객이 화장실에 쓰러져있을것이라고 추측했다.

나는 한숨섞인 목소리로 무전을 했다.

“하…선배, 아까 걔 술취해서 퍼진것같은데요…”

“알았어. 여사님한분 보낼테니까 잠깐만 기다려.”

잠시후 극장을 청소하던 미화여사님 한분이 합류했다.

가벼운 인사후에 여사님은 화장실로 들어가셨고 금방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오셨다.

“아무도 읎는디?”

“예?”

“다 확인헜는디 아무도 읎어.”

나는 당황하여 메뉴얼도 잊고 여자화장실로 직접 뛰어들어갔다.

모든 변기칸을 체크했지만 정말 아무도 없었다. 나는 허탈한 감정을 느끼며 여자화장실을 나왔다.

내가 착각했단 말인가? 하지만 아까 들었던 목소리는 생생히 귀에 남아있었다.

헛걸음으로 툴툴거리는 여사님을 배웅하고, 관리실에서 정신 똑바로 차리라는 핀잔을 들은 후에, 어찌어찌 그 날의 근무가 끝났다.

그렇게 집에 돌아와서, 자려고 눕자 그제서야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거짓말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