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동안 한남자만 보면서 내 나이도 30대 중반이 다 되어 가네요.
우리집 사정 그 집 사정으로 결혼 이야기는 매번 없던 일로 되었고 우리가 뜨겁게 사랑했던 때에는 미래에 우리는 꼭 같이 있을거란 확신이 있었어요.

그동안은 어딜가도 태워다주고 데리러 오고 날 아껴주고 잘해줬어요.
8년이 지나니 이젠 나보다 다른 일이 중요해보이네요. 그래도 우리 사이에 믿음이 있어서 남친이 무엇을 해도 괜찮았어요.

생각해보니 최근 몇년간 우리 매년 기념일, 내 생일에 제대로 선물 하나 못받았네요. 남친 사업에 돈이 많이 드는 일이 생겨 안쓰런 마음에 선물 없어도 괜찮다고 했던 말이 2년째 빈손이 되었고 둘이서 항상 가는 카페에만 가고 둘이 앉아 할 이야기도 없고 재밌지도 않네요.

나한테 돈을 아끼려는게 보여요. 싼 밥집만 가고 좋은 곳 여행은 8년동안 가본적이 없어요. 상황이 가야만 해서 친구들과 함께 일본 2번 간게 전부고.. 어디가고 싶다하면 비싸다 어쩐다 하며 안갔어요.
친구들 만나야 좀 괜찮은 맛집이나 가볼 수 있고 데이트비용 같이 부담하는데도 비싼곳은 싫대요. 전 그래서 소문나는 곳들은 친구들하고만 가게 됐어요.
길가다 넘어져 큰 바위에 정강이를 심하게 찍혔는데 떨어진 곳에서 남친이 그걸 보고 내가 쇼 하는 줄 알고 괜찮냐고 하지도 않고
웃기 먼저 하더라구요. 한참을 못 움직이니 그제서야 저를 부축하고 병원에 데리고 가고.. 어떤 아저씨한테 길 물어봤는데 헷갈리게 알려주셔서 한번 더 물어보니까 아저씨가 짜증을 내며 정말 소리치면서 사람 무안하게 알려주더라구요. 그럼 뒤에서 남친이 저를 보호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남친은 웃으면서 그 상황이 재밌었대요 . 전,, 그 아저씨 때문에 기분이 너무 상하고 무안하고 짜증이 났는데 웃는 남친이 너무 어이없어서 저도 남친한테 싸가지없게 하고 싸우고 집에 왔어요.

권태기인지는 모르겠지만 남친이 이제 안 좋아요 서운도 하구요. 이젠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껴져서 저도 마음이 잘 안가더라구요.

결혼한 친구들 모두 좋은 직장 경력 두고 애 키우느라 전업주부가 되었는데 다들 너무 힘들대요.
직장에서 능력인정받고 대기업만큼 좋은 연봉에 복지까지 누리다가 애 키우는게 뭐 힘드냐는 남편에 말에 무너진다고..

전 결혼의 나쁜쪽만 보게되네요. 내 희생, 시댁갈등, 자유없음..

남친과 결혼이 행복하지 않을 거라고 자꾸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인지 남친과 싸우고 며칠째 연락이 없어도 조금 허전하고 아련하지 슬프지는 않은 것 같아요. 예전엔 싸우면 화해할 생각을 했는데 이젠 헤어지고 혼자 살 방도를 찾고 있어요. 이것도 웃기죠

그리고 비혼으로 살까.. 생각이 드네요. 내 성격을 받아주려면 인품이 정말 온화해야 하는 사람인데 그럴 사람이 어딧겠어요

오래 연애하다 헤어지신 분들 어떠셨나요?
일부러 결혼 안하신 분들 어떤가요?

저 이 연애 이제 정말 끝인거같죠?
경험담이나 조언 좀 부탁드릴게요

——————————————————————————————-

반나절만에 이렇게 많은 댓글…정말 감사해요
글을 쓸때는 안 울었는데 리플보면 울었네요 ㅠㅠ

이별로 가고 있다는 것 알아요. 3일간 연락두절이다가 남친에게
톡이 왔어요. 자신이 웃었던 건 아저씨가 어이가 없었기때문이고 본인은 아저씨를 째려봤었다네요.. 저한테 웃긴다라고 말한건 기억도 못하나봐요.
자신이 해명을 했는데도 제가 기분 나빠하고 싸가지 없게 ” 웃지마라”고 말해서 남친도 더 화가 난거라서 자신은 잘못한 게 없으니 제가 미안한 마음이 들면 다시 연락하라고…
보고 답 안했어요.

원래 이런 남잔 아니었어요. 처음엔 어디 혼자 절대 못가게 하고 우리 부모님한테 아들처럼 굴고.. 동생들한테 큰 오빠처럼 해주고 사실 많이 기댔어요. 원래 근검절약 스타일이고 저랑 기념일에 할인 쿠폰을 샀지만 패밀리레스토랑 가고 했어요. 이 나이에 샐러드바나 이런데를 기념일에만 가는게 좀 그렇다 해도.. 전 정말 이런걸 상관하지 않아서 기분 나쁘진 않고 괜찮았어요. 전 친구들과 좋아하는 곳 갈 수도 있으니까요.

남친에겐 주는게 안아까웠어요. 첨에 안쓰러워 보여서 그런지 겨울 패딩도 남친 스스로 브랜드 아웃도어 못 살줄 아니까 제가 2~3년마다 좋은걸로 새로 사주고 지갑, 가방, 필요한거 챙겨줬었어요. 제가 남친에게 받은건 삼십 몇만원 짜리 노트북, 카메라 사는데 돈 반 보태주고, 생일날 노래노래 불러서 꽃다발만 선물로 한번 받아봤어요.

이번에 외국에 있던 친구들이 한국에 들어와 만났는데 그 친구들 밥값으로 일인당 2만원 하는 데도 가고 치킨 디저트 ..남친이 계산하는 거 보고 나한텐 그런적 없는데.. 섭섭하더라구요.
데이트비용은 몇년째 기본 50/50으로 내고 부족하면 있는 사람이 내거나 해요. 좋은 곳 발견하면 데려 가고 싶어서 제가 돈 낸다 고 해서 데려가 먹이고.. 잘 먹고 좋아하는 거 보면 또 좋았어요
서운해도 참을 수 있었던 건, 남친이 어딜가서 맛있는거 먹으면 사진찍어서 저랑 여기 오고싶다고 보내주면서 하는말에 그 자체가 고마워서 안 먹어도 배불렀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싼 밥집만 가는것도 큰 불만은 아니었어요ㅡ

여행은, 남친이 항상 돈 때문에 마지막에 취소하고 무산돼서 저도 이 부분은 포기하고 친구들하고 갔다오고 그랬어요.

남친이 돈을 못버는 건 아니고 보통 이상? 정도로 벌어요.. 평균 월 600만원요.. 결혼 이야기는 있으니 집 산다고 돈을 모으고 있다는데 .. 저한테 돈을 안쓰려는건 확실히 보여서…섭섭하네요.
저도 비혼이 된다면 혼자 노후 준비하고 살 정도는 돼요..

제 성격에 대해서도 돌아볼 수 있었어요.
보통 여자들과 똑같아요.. 화나면 화내고 까칠하고 즐거우면 잘 웃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거 좋아하고 밝은 편이었는데 남친앞에선 다크해졌어요.. 저보고 너무 다크하대요.. 남친과 웃을 일이 없어서요…

할말은 너무 많지만,
정말 감사한 댓글들 너무 많았어요
희생을 해줘도 고마워하고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었음 좋겠는데 시간이 지나니 무색해지고 잔소리만 하는 사람으로 생각하니 붙잡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이 드네요..

남친과 더 즐겁지 않을게 확실해서요..

경험담 알려주시고 용기주시고 위로 주셔서 감사합니다.
좀 웃을 수 있게 됐어요.
저를 사랑해주는 시간으로 채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