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텐에서 일한지 3년차.

중간중간 학교때문에 대학원 준비때문에 쉬고.

언니따라 가게도 옮기고 리모델링 도 좀 해주고

친구들과 해외여행도 여기저기 자주 왔다갔다 하고.

민간인인줄 알고 만났더니 은퇴한 호빠 선수가 공사칠라 접근한거고.

부킹으로 만난 남친 가게에서 딱걸린적도 있고.

일한기간만으로 따지면 1년 되겠네.

번돈 따지면 2억 2천정돈데 딸랑 남은건 명품옷과 명품가방이 가득한 옷장.

그리고 고마우신분이 해주신 전세 1억.

그래도 빚 안지고 카드 달랑 한장이라 뭐 빚질일도 없지만.

내나이 벌써 24살. 25살 넘으면 시집가야지.

올해 8월까지만 일하고 그만둬야지.

첨엔 같은 과 친구가 일하재서 면접갔다가

마담이 백만원짜리 수표 12장 꺼내놓으며 오늘부터 일하자고

대학교 3학년. 한달 용돈 백만원인 내게 1년치 용돈 한꺼번에 준다는 소리에

거기서부터 시작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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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천이백.

뭐 고졸 경리직원 연봉이라지만

아까노끼라며 코한번 다듬어주고 (250) 메조테라피(150) 가방한개(200)

신발두개(150) 원피스랑 섹시한 스탈 옷 한 일곱벌(300) 질러주니까

한달 차비랑 머리비 남더라.

그나마 첫데뷔라 가게에서 밀어주고 개인팁 짭짤히 받아서

첫주에 개인팁만 300 넘게 받았던것 같다.

친구들과 푸싱으로 가던 나이트 가게 일찍끝나고 가게서 친해진 언니들이랑

부킹으로만 잡혀 들어갔던 큰 룸을 잡고 비싼술 시키고

웨이터에게 팁 찔러주며 잘생긴남자 잡아오라고 시켜보기도 하고.

처음시작인데도 지명도 금방생기고 가게에서 하루 7~8방은 꼭 봤던것같다.

1200에 20일…하루에 6방씩 보믄 된대서 못채울까 걱정했는데.

문제는 술이었다. 작업을 하고 새끼언니가 도와준다고 해도

한방서 양주 4잔씩만 마셔도 24잔이니. 특히 술작업 못할때라 좀 괴로웠지.

귀여워보이는 외모에다가 컨셉이 청순이었던지라

그래도 술이나 피아노진상 딴언니들보다 덜했다.

집이 못사는건 아니었지만 솔직히 나도 외제차 끌고싶고 명품도 사고싶었다.

카드빚 만들었다가 집에서 머리 삭발당한 친구있어서

카드만들긴 좀 그렇던터에…

텐프로는 내겐 구세주와 같았다.

전공인 연영과 특성상 어차피 자주가지던 술자리.

한번 마셨다가 하면 5차로 이어지던(맥주-소주-동동주-막걸리-소주 릴레이)

선배들과 술자리덕분에 버틴것 같다. 첫달 17일만에 1200 다 찍었다.

나머지날동안은 친구들이랑 실컷 놀고

참, 차도 생겼었다. 첫달에.

집에서 주는 용돈 한달 500이라며 뻐기던 같은과 기집애가 뉴비틀 끌고다녔는데

가게에서 알게된 오빠가 아우디 작은거긴 하지만 사줘서 한번 학교 끌고가 자랑했다.

차사달라 조른적 한번 없는데 그냥 나한테 꽃혔다나 뭐라나.

그오빠가 아무것도 안바라고 해준거 아니라는거 알기에

뭘 바라냐고 했더니 자기랑 해외여행 한번 가잔다.

유부남도 아니고 양심에 꺼릴것 없어서 뭐 괜찮긴했지만

솔직히 외모가 너무 내스탈이 아니었다. 특히 코가.

오빠한테 솔직히 말했다. 오빤 다른덴 다 내취향인데 코만 좀 이뻣음 좋겠다고.

그리고 나 콧대 한 병원 손 꼭잡고 가서 견적냈다.

매부리코라 인상 안좋아보이던 오빠…..내덕에 킹카됐다.

근데 붕대붙이고 1주일 있어야해서 여행은 미뤘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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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월급이 2달째 1400으로 200 올랐었다.

아직 학생인지라 여전히 20일 찍고.

술작업도 늘었고 지명오빠들이 묶어주기도 여러번.

일하는게 점점 쉬워지고 언니들이 오빠들한테 좋게 말해주어서

지명손님이 현대나 갤러랴에 불러내서 가방이나 옷 신발등은 거의

두달째서부터는 내돈으로 산 기억이 없다.

(청순쪽 외모덕에 어린 동생들보다 언니들이 날 이뻐하고 좋아한다.)

뭐 사달라고 먼저 말 안해도 언니들이 나 가방 바뀌는걸 못봤다느니

얘는 얼굴은 이쁜데 남자들이 뭘 입으면 좋아하는지 모른다느니

뤼비통 신발 새로나온거 (언니가신은거) 보여주면서 이거 화이트모델

쟤한테 어울릴거라고 오빠들한테 작업걸어주어서 정말 고마웠다.

그런 다음날은 오빠들이 백화점으로 불러내서 쇼핑시켜주었다.

그래서 나도 언니들한테 참 잘했다. 하다못해 같이 네일받거나

뭐 먹으러 가면 언니가 얼마나 나한테 잘해주는데 이것까지 계산해요

하며 단돈 몇만원이라도 내가 계산하고 언니중 한언니는 내가

잠시 아르바이트했던 엠넷 피디한테 소개해서 VJ가 되기도 했다.

VJ했던 그언니 방송타면서 몸값 한번에 500이 뛰어서 다들

부러워했었다. 그러던와중에 집에서 부모님이 수상히 여기기 시작했다.

솔직히 집이 강남은 아니고 샛별마을(분당)이었는데 내가

매일 늦고 가방이니 옷이니 많아지니까 카드만든거 아닌지 걱정하셨다.

잔소리 없던 집에서 편히 지내다가 갑자기 그러시니

스트레스…아 짜증나. 그래서 집에다가 분당에서 오가기도 힘들고

소속사 알아보는데 다 강남이니 나와살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처음엔 반대하시더니 VJ언니한테(울엄마가 방송봄) 부탁해서 살짝 거짓말로

바로 옆집으로 얻어서 거의 같이 살거라고 언니가 해주어서

겨우겨우 나와살게되었다. 기분 최고였다.

웨딩화보찍어서 돈벌었다고 뻥치곤 집에서 돈 안받았다.

그때 한창 나 이뻐하던 오빠가 논현에서 가구점 몇개 했던것 같은데

그오빠덕에 가구 해결되고 벽걸이TV랑 가전은 다른오빠가 해결해주었다.

넓은 거실이랑 부엌, 꽤 큰 방과 베란다가 있던 나의 첫 집.

보증금 없는대신 월세가 140이었지만 솔직히 비싸게 느껴지지 않았다.

강남 집값이야 워낙에 비싼거고.

뒤늦게 안 아우디오빠(차사준옵)가 뭐 필요하냐고 해서

이사 둘째날 그릇이랑 주방용품 시트커튼등등…. 같이 고르러 다녔는데

이오빠 코수술 후에 많이 인물 좋아져서 같이다니기 안쪽팔려 좋았다.

오빠가 집세는 걱정 말라고 그랬다. 근데 가구선물옵과 가전선물옵도

똑같은 소리 했었다. 뭐 나야 좋았지만 어떻게 한번 별따볼란 마음

너무 티나는것 같아서 쫌 그랬다. 그래서

집이 아빠사무실이랑 가깝고 엄마 자주 들르실거야

했더니 얼굴에 실망이 확 나타난다. ㅍㅎㅎ

오빠들이 나 좋아라 했던 이유중 하나가 돈없어 나오는거 아니어서였다.

실제로 옆에서 보면 아쉬운소리 하는 언니들 가끔 있는데

돈쓰러 온 사람이 돈 더 내놓으라고 궁핍하게 징징거리면

쓰려던 돈도 도로 들어가겠더라.

난 항상 쿨하게 얌전하게 있었다. 주면 고마운거고 아니면 마는거다.

약속은 약속이어서 아우디옵이랑 주말에 홍콩에 갔었다.

디올에서 새로나온 모델로 신발 지갑 가방사고 샤넬서 수영복사고

펜디 좋아라하는 울엄마거 선물에 아빠거 구찌 수트케이스까지

오빠는 내가 너무 이쁘다며 돈이 안아까운듯 펑펑 써댓다.

아는언니들은 지명이랑 여행가면 맛있는거 먹어서 살쪄온다던데 ㅎㅎ

먹어도 살 안찌는 체질덕에 맛있는것도 많이 먹고

오빠는 내 피부가 하얀건 알았지만 이렇게 부드러울줄 몰랐다며

침대에서도 완전히 나한테 빠져버렸다.

갈때올때 퍼스트클라스였는데 좋긴 좋더라. 코스요리도 나오고.

친구랑 일본여행갔을때 탔던 싸구려 일반석과는 비교도 안되었다.

오는데 오빠가 손 꼬옥 잡더니

너 가게 나가지 마라. 한달 이천이면 되겠니?

하는거였다. 무슨 원빈도 아니고 코수술해서 좀 잘생겨지긴 했지만 ㅎㅎ

그래서 난 오빠한테 돈받을라고 만나는거 아니고 가게는 친한언니들도

많고 마담언니도 나 너무 이뻐하고 그래서

그냥 관둔다고 말하기 너무 힘들것 같다고 그랬더니

마음상한듯이 조용해진다. 에유 미안하게시리~

오빠가 집에 데려다줄때 오빠몰래 면세점서 화장실 갔다오던길에 산

페레가모 커프스랑 넥타일 꺼내주며 토라지지 말라고 했다.

아우디옵 입이 귀에 걸렸다. 선물이 좋아서라기보다 내가 자기 생각하는게

너무 이쁘다나. 나 진짜 좋아한다 싶어서 좀 챙겨준건데.

그리고 한 일주일 뒤에 오빠가 티파니서 300짜리 다야목걸이 사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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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학교에서 슬슬 눈치가 보이기 시작했다.

3학년인지라 4학년 졸업공연 돕기도 하고 이것저것 할게 많은데

매일 8시반까지 출근하려니 너무 힘들었다.

처음 텐 시작할때는 여름방학 시작 바로 전이었구 해서 상관 없었는데.

그래서 세달째 월급날 월급올려준단 마담언니한테 학교때문에 힘들다고 했다.

언니는 발 동동 굴러가며 안된다고 난리쳤지만 솔직히 학교에

소문나거나 들키는건 죽어도 싫었다.

가끔 가게 급할때 아르바이트로 나와주겠단 약속을 받고

아우디옵한테 가게 안나간다 얘기하니 좋아서 죽는다.

그때쯤에 가구옵과 가전옵이 집근처 자꾸 기웃거리며 들러도 되냐고 그래서

귀찮기도 하고 짜증도 나고 해서 전번 바꾸고 이사해버렸다.

무슨 스토커도 아니고…그리고 내가 이것저것 해달라 한것도 아닌데

지들이 좋아서 해주곤 어떻게든 한번 먹어볼라는거 뻔했다.

아무리 내가 텐 신인이었다지만 그정돈 언니들한테 들어서 뻔히 알았다.

가구옵, 가전옵한테 전화해서 준거 도로 가져가라고 부모님 자주 들르는 집에

자꾸 들어올라고 해서 내가 불안해서 안되겠다니까 미안하다고 막 빈다.

다신 안그러겠단 약속 받아내고 역삼에서 논현으로 이사했다.

학교랑도 더 가깝고 가끔 텐에서 친해진 언니들이랑 새벽에

소주한잔 하기도 좋았다.

손님들 전화가 좀 부담되서 전번 바꾸고….

새전번과 이사한 주소는 그래도 내가 많이 믿게된 아우디옵만 알았다.

아우디옵이 사귀자고 해서 내가 싫다니까 왜냐고 묻는다.

오빠 어쨋든 나 술집서 아르바이트한거 알잖아. 나 오빠 좋지만 오빠랑 결혼이나

그런거 기대 안해. 그냥 서로 좋아하자. 사귀진 말자. 오빠가 누구 좋아지면 헤어지거나

그런거 없이 나 떠난다고 해도 사귀다가 깨지는거 아닌 그냥 떠난걸로 하게. 그래야

내가 덜 상처받아. 그리고 서로 집착하지 않게될거구. 오빠, 오빤 여자친구 없는거야.

상처받은 눈 하며 자기는 진심이라던 아우디옵. 하지만 난 말문을 닫았다.

그게 사실이다. 아무리 남자가 좋다고 날뛴다고 해도 그거 식고나면

아무리 텐프로도 헤픈 술집여자래더라.

친해진 언니들이 해준 이야기 들어서 이미 알고있었다.

마음 돌리기 위해선지 학교다니는 내내 챙겨주고 용돈주고 선물해주고

쉰지 두달째 내생일에 친구들과 술마시고 젓어서 집에가는데

집앞에서 기다리고있었다. 전화 밧데리도 나갔었는데.

집에 같이 들어와서 난 너무 취해서 뻗었는데 꿀물타주고 밤새 간호해줬다.

고맙고 너무 이뻣지만 믿기는 솔직히 무서웠다.

그래도 의리가 있는 나인지라 딴손님과 연락 안하고 전번도 다 지ㅇㅝㅅ었다.

그러던 중에 오빠의 전화가 뜸해지기 시작했다.

겨울방학 시작할때라 마담언니가 다시 나오라고 전화하고…

이사했던 집은월세가 100이었는데 오빠가 주는 용돈으로 냈었다.

근데 오빠가 연락을 안하니 월세내기가 좀 그래서 걱정하기 시작했다.

12월1일날 오빠가 연락해서 만나자고 했다.

봉투를 하나 주며 오빠 외국나가게 되었단다. 아버지가 외국에서 사업하시는데

이버지 건강이 안좋아서 이어받으러 나가야 한단다.

차 유지비며 집세며 생활비까지 모두 자기가 해주었는데 갑자기 자기 사라지면

생활 힘들것같아 마련했다며 봉투를 내손에 꼭 쥐어주고 나간다.

열어보니 천수표 다섯장. 뛰어나가 오빠에게 봉투 돌려주었다.

그리고 손 꼬옥잡고 나도모르게 눈물을 뚝뚝 흘려버렸다.

사랑은 아니었지만 정이 너무 많이들었다. 무조건적으로 잘해주던 그오빠에게.

사람들이 쳐다보는줄도 모르고 주차장서 실갱이 해댓다.

받아라, 싫다, 안받으면 자기 못간다, 죽어도 그거 못받는다…

오빠가 차에 타더니 거의도망치듯이 가버렸다.

그와중에도 정신이 있던걸까. 헤어지자마자 은행가서 집세 송금하고 공과금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침대에 누워 울기 시작했다.

오빠가 준 돈인데 쉽게 써버리기 싫어서 이럴바엔 엄마나 주자 하고

외국회사 광고 찍었다고 하곤 4000은 엄마줘버렸다.

12월엔 조금은 방황했던듯 싶다. 가게전화도 집에 일있다며 피하고

친구들과 1주일간 중국여행 다녀와서 300정도 남은 통장 잔고보며 한숨이 절로 나왔다.

가게에 가기 싫은건 아니었지만 좀 귀찮았다.

크리스마스 전이어서 솔로들 다들 소개팅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텐다니다보니 눈만 높아져서 웬만한 애들은 남자로도 안보였다.

그러다가 친구가 남친 생일이라 룸잡고 논다면서 보스로 오래서 갔다.

룸찾아서 들어가려는데 웨이터도 아닌 웬 남자가 손목을 잡더니 막무가내로

끌고 자기네 룸으로 들어간다.

가방맨채로 룸에 끌려들어가 눈만 깜빡거리고 있는데 먼저 앉아있던 남자 둘도

뭐하는 짓이냐며 그사람에게 뭐라고 하다가 내얼굴 보더니 그럴만 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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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끌려들어가서 거의 어거지로 앉혀졌다. 기분 정말 더러웠다.

앉아있던 남자 두명이 내가 너무 이뻐서 친구가 끌고온거라며 기분풀라고

뭐든지 먹고싶은거 있으면 시키라고 그런다.

아직도 내손목을 잡고있던 그남자가 그제서야 손을 놔주었다.

흘끗 본 손목에 차여있던 파네라이 시계. 돈좀 있는 사람이라 겁날게 없다 이건가?

근데 웃긴게 지가 끌고 들어와선 말도 안걸고 내쪽도 안쳐다봤다.

기분 너무 안좋아서 나가려 일어나니 다시 붙잡아 앉히더니 그제서야 말을 건다.

미안하다고 첫눈에 너무 마음에 들어서 그랬다고 하며 고개를 드는데

그제서야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솔직히 꽤 생긴편이었다.

친구만나러 온거냐고 해서 남자친구 만나러 온거라고 그랬다, 얼른 나가려고.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남자친구 있어도 좋으니 자기랑 딱 한번만 데이트해달란다.

싫은데요 하고 그사람 굳어있던사이 얼른 일어서서 친구방으로 가버렸다.

친구 선물주고 같이 술좀 마시다가 스테이지로 나갔다.

남자는 친구남친 달랑 하나에 여자만 일곱명.

울친구들 다 한미모 해서 친구남친 입 귀에 걸렸었다.

춤추는데 누가 뒤에서 톡톡 쳐서 돌아보니 아까 그남자다.

무시하고 친구들이랑 춤추는데 스테이지 밖으로 나가더니 계속 뚫어지게 본다.

춤 다추고 친구팔짱끼고 룸으로 돌아가는데 또 따라온다.

잠깐만요 잠깐만요 하는게 안되보였던지 친구가 잠시 이야기해보란다.

친구 같이가면 그러겟다니까 같이가준대서 그사람네 룸이었던 옆옆방으로 갔다.

말없이 블루한잔 얻어먹구 그사람이 자기소개하는거 들어주었다.

그사람 친구들은 옆에서 거드는건지 아첨하는건지 내친구한테 큰소리로

돈많고 집안좋고 머리좋은 한마디로 내옆사람 자랑을 해준다.

찬찬히 살펴보니 얼굴 몸매 옷스탈 다 깔끔했고 명품족인듯 보였다.

그날따라 매일 차고다니던 시계 깜빡했는데 시계차는거 귀찮아 하냔다.

그냥 하고 얼버무리고 이런저런 이야기 하며 한 30분 앉아있다가 일어나려니

왜 남친이랑 왔다고 거짓말 했냐고 그런다. 스테이지에서 내친구랑 내친구 남친

서로 뽀뽀하고 나머지 여자여섯이 야유할때 본 모양이었다.

아무말도 안했더니 핸드폰을 꺼내며 오늘 미안했어서 그러니 사과할 기회 한번

달라고 그런다. 그때는 어느정도 마음이 풀렸어서 전번 주고 나왔다.

룸에 돌아오니 벌써 애들이 너무 취해서 파장분위기기래 그중에 안취한 친구랑

집에 돌아와 같이 술한잔 더하고 잤다.

다음날 늦게 일어나니 문자가 몇개 와있었다.

대충 미안하다 오늘 시간있냐 뭐 그런거.

만날까말까 고민하다가 혼자나가기 좀 그래서 친구랑 같이 나갔다. 셋이서 저녁먹고

와인마시고 친구는 괜찮은 사람같다는 말을 귓속말로 해주고선 먼저 갔다.

사실 그랬다. 차도 신형 렉서스고 럭셔리해보이고.

집앞에 데려다주며 갑자기 내리더니 트렁크에서 장미바구니와 선물꾸러미를

꺼냇다. 그리고 첫눈에 반했다며 자기랑 사귀어달란다.

대답은 나중에 해도 좋다며 돌아서는데 조금 멋져보였다.

집에 돌아와 선물을 풀어보고 깜짝 놀랐다.

쇼메의 다이아시계- 내 월급으로 겨우 살수 있을까 싶던.

손님도 아닌 나이트에서 만난 사람이 이런선물을 하다니 좀 놀라웠다.

다음날 VJ언니 만나서 얘기하니 같이 감정하러 가재서 그러자고 했다.

백화점 가니 정품 맞단다. 매장가 1400대였다.

언니가 운도좋다며 괜찮은사람같으니 잘 만나보라고 했다.

생각끝에 그날 밤에 그사람에게 문자 보냈다.

오빠 한번 믿어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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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크리스마스때까지 매일 만났고 만나면 항상 뭔가를 사주었다.

자질구레한 SKⅡ화장품, 향수서부터 샤넬과 프라다의 옷까지.

하지만 문제는 돈이었다. 언니들과 낮에 잠시 만나서 밥먹거나 네일, 패디,

피부관리나 스파만 받아두 하루 10만원씩은 기본으로 나가는데.

1월 월세때문에라도 가게에 나가야겟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VJ언니가 크리스마스 이브 전날에 전화를 했다.

가라오케에 갈건데 나오라고 너무 연락 안한다며 구박했다.

마침 남자친구가 부모님모시고 친척 상가집에 간다고 해서 그날 오전에

잠시 보고 헤어졌던 터라 하루종일 집에서 심심했다.

나가겠다고 하고 이쁘게 꽃단장을 했는데 지갑에 15만원뿐이 없었다.

신용카드는 여전히 안만든 상태였고 달랑 15들고 갔다가 돈 아쉬운 소리하긴 싫고.

이미 약속한 상태여서 그냥 나갔다. 하지만 기분이 안좋았다.

가라오케에 발렛파킹하고 다섯명정도 먼저와있던 텐언니들 오랫만이어서

손잡고 끌어안고 반가워했다. VJ언니가 같이 시계 감정보러 갔던거 소문나서

언니들이 보여달라며 손목을 붙잡아댓다.

그러면 뭐해 지갑은 텅텅 비었는데 하는 생각에 일하는 언니들이 부러워졌다.

언니들이 왜 가끔 가게 놀러오지도 않냐고 구박해서 남자친구 핑계를 대니

동대문이나 연극연습 핑계대고 빠져나오란다. 가게에서 틈틈이 전화하면 될거라고.

조금 놀다가 언니중 3명이 약속때문에 가고 VJ언니랑 유언니, 나만 남았다.

썰렁하기에 정리하고 계산하는데 70 나왔길래 좀 긴장했는데 먼저 간 언니들이

40 계산하고 갔다며 10씩만 내란다. 돈없어서 그만 집에 가고싶었는데 유언니가

배가고프다며 딱 한잔만 더하자고 그랬다.

노는아이 가서 소주를 따는데 유언니가 귓속말을 한다.

새벽2시에 여기있는거 보니 호빠선수는 아닌것 같은데 디게 잘생겼다 하고.

언니가 가르치는쪽 흘끗 봤는데 모델간지에 정말 잘생긴 살짝 수염기른 남자와

약간 그사람보단 떨어지지만 옷 잘입은 남자가 둘이 술을마신다.

주위 여자들이 다들 그사람들 흘끗거리는게 느껴졌을 정도였다.

처음에만 잠시 쳐다보고 신경 안쓰는데 언니둘은 계속 힐끔거리며 쳐다봤다.

한시간 뒤쯤 배부른지 눈이 졸려진 유언니가 가겠단다.

대리불러서 보내주고 슬슬 우리도 가려고 차 나오는걸 기다렸다.

그 간지남들도 집 가려는지 차를 빼달라고 부탁하는데 벤츠 C클라스가 나온다.

그 간지남이 술을 마신게 분명한데도 대리도 안부르고 운전하려고 한다.

친구가 말리자 투덜거리며 내려서 대리를 기다린다. 우리옆에서.

넉살좋은 VJ언니가 슬슬 친구가 생각해서 말려준거니 서운해하지 말라.

하니 우리쪽을 보더니 쑥쓰러운듯 웃는데 정말 잘생겼더라.

그러더니 이왕 술마시기 시작한거 남자끼린 재미없어서 집에 가려고 했는데

같이 한잔더 할래냐고 묻는다. VJ언니 잠시 생각하더니 좋다고 한다.

그쪽 둘, 그리고 언니랑 나. 넷이서 한신포차 옆 지하의 작은 술집에 놀러갔다.

서비스인 주먹김밥과 팥빙수를 깨작거리며 이런저런 이야기하고 꽤 재밋게

놀았다. 아침까지 논건 오랫만이라 기분이 좋아서였는지 잘 취하지도 않았다.

잘생긴 오빠는 모델하다가 지금은 쉬면서 연기자 준비중이란다.

나도 연영과라니까 반가워하고 그래서 분위기가 나랑 간지옵이랑 좀 엮이는쪽.

다른오빠는 현역 모델이었다. VJ언니와 족보맞추기하며 꽤 즐거워했다.

크리스마스 뭐하냐기에 가족이랑 보낸다고 거짓말했다.

자기랑 놀면 안되냐고 그러는데 그냥 웃어보였다. 연락처 주고받고 간지옵이

내 대리비까지 대신 내주었다. 적은돈이지만 지갑에 돈없으니 고맙더라.

크리스마스이브에 집에 그냥 핸드폰 두고 남자친구 만나러 갔다.

남친네 친구 커플들과 복층 호텔룸에서 술마시고 게임하고 놀았다.

남친이 나보다 6살 많았어서 다들 언니들이라 내게 친절히 잘해주었다.

새벽까지 놀다가 JJ갔다가 오빠가 오늘 하얏트에 방을 잡아놨단다.

만난지 한달 다되어가던 때라 조금은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브전날 밤새 놀아댄 피로가 너무 쌓여서 방에 들어가 오빠 샤워하는 사이

완전 깊게 곯아떨어져 버렸다.

다음날 12시가 다되어 일어나니 오빠가 커피를 마시며 피플지 영문판을 진지하게

읽고있었다. 너무 미안해서 세수하고 나와 사과하니 괜찮다고 꼭 안으며 자긴

나랑 그게 하고싶어서 방잡은거 아니었다고 폼잡는다.

침대에 장미꽃잎까지 뿌려놨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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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통장 잔고 드디어 제로. 크리스마스 다음날 압구정 중고명품 가게에 선물받았지만

취향이 아니라 가지고만 있던 박스채 새거인 지갑 두개를 팔았다.

위탁하면 돈 많이 준다지만 그냥 매입해달라니까 겨우 50 달랑 주는데

자존심이 너무 상했었다. 얼른 가게 나가야겠단 생각만 들었다.

남친 크리스마스 선물로 예전에 홍콩 다녀왔을때 아빠주려다가 깜빡한 루이비통

넥타이 주었었다. 남친의 선물은 불가리 B-ZERO 풀세트였다.

언니들은 스폰과 남친들에게 여러개 선물 받았다며 자랑했다. 난 연락하는

손님도 없었고 그나마 나한테 정말 잘해주던 아우디옵은 외국가서 없어서

샘도 나고 짜증도 났다. 솔직히 나보다 잘난거 하나 없는 언니도 나보다 선물

여러개 받았다는데. 가격으로 따지면 비교 안되겠지만.

크리스마스 다음날 저녁에 남친은 망년회하러 유학시절 동문회 가고 집에있었다.

근데 간지옵이 전화를 해왔다. 자기 모델때 친구들과 망년회 하는데 오라고.

VJ언니랑 같이 가도 되냐니 그러란다. VJ언니 그날 아침에 통화할때까지만 해도

크리스마스때 여기저기서 술 너무먹어서 죽는다더니 내가 모델 망년회라니까

금방 생생해져서 같이 미용실가자고 졸랐다.

미용실가서 언니한테 지갑판거 이야기하니 가오떨어지니 남들앞에선 말하지 말라며

1월부터 가게 열심히 나오라고 하며 미안하게 머리값을 계산해주었다.

도착하니 남자 10명에 여자 4명. 여자들 키큰데 얼굴은 쫌 떨어진다.

확실히 모델들이다보니 키크고 스탈은 좋은데 역시 얼굴은 간지옵이 제일 잘생겼다.

술마시다가 몇명이 내게 들이대니까 간지옵이 자기꺼라며 건들지 말란다. ㅎㅎ

청담 과일소주집에서 시작해서 바에 갔다가 가라오케에 갔다.

가라오케에서 취중진담을 내눈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부르던 간지옵.

얼굴도 잘생겼지만 간지옵 목소리도 너무 감미롭고 좋았다.

그때까지 내가 만나본 남자중에 얼굴도 목소리도 스타일도 최고였다.

간지옵이 차 가져왔냐고 해서 모범타고 간다니까 연말이라 위험하다며 델다준단다.

집근처에 와서 커피한잔 하자며 편의점에서 커피를 사와서 차안에서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자기랑 사귀겠냐며 묻는다.

술도 취했고 해서 살짝 고민되는데 전화가 진동한다. 남친이다.

엄마전화라고 그러고 집에 들어가서 집전화로 전화해야한다고 속였다.

생각해보겠다고 그러고 집에 들어와서 남친에게 전화해 잤다고 했다.

12월 31일에 제주도 가자며 파라다이스호텔 스위트룸으로 예약해 놓았단다.

하얏트 사건으로 꽤나 쌓였나보다 싶어서 가자고 했다.

그리고 간지옵이랑은 그냥 일상문자 몇번 날리고 간지옵은 아무일 없었던듯이

평소같은 문자. 쿨한사람 같이서 점점 더 끌렸다.

남친이랑 제주도가서 회도 실컷 먹고 좋아하는 한라봉 입에 달고 살았다.

잘먹는데 살이 어쩌면 그렇게 하나 안찌냐며 오빠가 신기해했다.

원래 우리집안 체질이 먹어도 안찐다. 100먹으면 150 소비하는 체질이라나.

케ㅇㅣㅋ, 아이스크림, 초코렛이고 맥도날드고 안가리고 다 잘먹는다.

바닷가 좀 산책하고 어뒤워지기에 오빠와 호텔에 돌아와 저녁먹었다.

호텔룸에서 보는 밤바다도 멋졌고 오빠가 준비해온 알바비마 와인도 좋았다.

스르륵 오바와 침대로 미끄러져 들어갔는데….오빠의 전희는 좋았었다.

여자몸을 잘 아는듯 날 흥분켰다. 그런데 너무도 작은 사이즈와 잠자리에서 토끼였다.

(남자 둘째손가락 만하다면 설명이 될까. 손가락 두꺼운 남자 말고 보통남자.)

흥분되었던 마음이 착 가라앉았다. 술마실때 빼고 안피우던 담배가 다 땡겻었다.

그러면서 갑자기 간지옵이 너무 보고싶어졌다. 잊으려 노력하던 아우디옵도.

발코니에서 바람쐬며 눈물을 닦는데 자는줄 알았던 오빠가 나와서 안아주며 한마디.

괜찮아 처음엔 다 그런거야…

…..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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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1월 1일에 공항에서 곧장 분당 부모님댁에 갔다. 한라봉과 옥돔 사들고서.

남친이 부모님 사다드리라고 챙겨주어서 고마웠다.

엄마는 살이 빠진것 같다며 너무 일열심히 하지 말라고 걱정해주셨다.

아빠가 광고 언제 나오냐고 그래서 외국회사 광고라 한국엔 안나온다니까

그래도 비디오로라도 나온거 있지 않냐며 못내 서운해하셨다.

남자친구와 찍은 폴라로이드가 가방에 있었는데 엄마가 보고는 마음에 들어하셨다.

귀티난다나? 아빠는 바람둥이처럼 생겼다고 했지만 나도 바람끼 있는걸.

엄마가 내 올해 운세를 봤는데 돈복 있다고 나왔단다.

한 3일 부모님댁에서 놀고 집에 돌아왔는데 편지가 와있었다. 아우디옵이 보낸.

4장 빽빽이 써진 그리움이 묻어나는 자필편지.

처음만난날 내가 입고있던 흰색 원피스서부터 홍콩에 여행갔을때 뿌렸던 향수까지

모두 기억하며 날 그리워하는 아우디옵의 마음이 느껴졌다.

나보다 열살많던 아우디옵. 나이가 나이인지라 아버지가 아는여자와 선본 이야기.

그여자가 나랑 같은 향수 뿌렸어서 밥도 못먹고 담배만 태웠다는 대목에서

나도 눈물이 나왔다. 남친과 여행에서 실망해서 더 아우디옵이 그리웠다.

집에 두고갔던 핸폰 켜보니 간지옵에게서 꽤 많은 문자가 와있었다.

전화해서 부모님과 해외 다녀오느라 연락 못받았다니까 괜찮다며 밥먹잔다.

어차피 남친도 부모님 모시고 어디 간다고 했고 해서 만나 청담에서 밥먹고

한강에 와인마시러 놀러갔다. 간지옵이 내게 생각 해봤냐고 물어서 서로 더 알고

나서 사귀는게 나을것 같다고 했더니 그러잔다.

그리고 다음날 남친에게 전부터 얘기해놓은대로 학교 연극연습 해야한다고 하고

가게에 일찍 출근했다. 마담언니랑 월급 1500에 쇼부보았다.

목요일이라 손님이 꽤 있었다. 언니랑 삥삥 방을 돌고 또돌고 복도에서 만난 손님이

방으로 잡아가기도 하고 확실히 전보다 더 장사가 잘되는듯 했다.

내가 쉬는사이 새로온 언니들끼리 좀 친해졌나본데 전에있던 언니들과 따로논다.

전에 있던 언니들은 내게 잘해줬는데 새로온 언니들은 뭐가그리 아니꼬운지

눈을 마주쳐도 미소한번 안지어주고 심지어 울 마담언니가 젤 싫어하는

손님앞에서 담배태우는것까지 서슴없이 저지른다.

가게 끝나고 같이 밥먹으러 가자고 살그머니 말걸으니 시간없는데 쏘아붙인다.

눈물 글썽글썽하며 언니 난 오랫만에 나오는거라 친해지고 싶어서 그랫어요

내가 뭐 일하던중에 실수했다면 정말 미안해요 화나셨어요 하니 당황해한다.

그게아니라 자기들끼리 놀러가느라 그런단다. 그래서 알겠다고 재미나게 놀고

다음번에 꼭 같이 밥한번 먹자고 손가락 걸며 약속하고 다른언니들이 밖에서

기다려서 나왔다. 괜히 연영과가 아니지, 어디서건 처음이 중요한거다.

착하고 마음약한 동생으로 찍혀주면 나중에 일할때도 편해진다.

같이 밥먹는데 언니들도 그언니들 불편하단다. 새로온 SM이 데려왔는데 먼저있던

언니들과 잘 안섞이는 분위기였다. 먼저있던 언니들은 가라오케 주로가는데

새로온 언니들은 호빠 자주간다며 뒷담화. 내가 상관할바 아니니 얌전히 밥먹음.

안나가다가 다시 나가면 지명이 바뀌었을수도 있다. 20일 1500이면 하루 7~8방은

돌아야 하는건데 아가씨가 많아졌으니 지명이 중요한건 당연한거다.

다음날부터 그동안 나없다고 자주 안오던 가전옵 가구옵이 출근도장 찍어주고 예전

지명들도 자기파트너 아니더라도 나 다시 나온다니까 깍두기로라도 불러주어서

평균 8방씩 무난히 보았다. 술도 많이 안마시다가 마시니 나름 잘받고.

남친과는 낮에 만나서 점심먹고 남친 다시일하러 가고 난 피부관리 받고 언니들이랑

만나서 놀다가 같이 머리하고 가게오고 패턴의 반복.

그러다가 VJ언니가 술먹고 실수로 간지옵 친구한테 텐 일하는거 말해서

간지옵도 내가 텐인거 알게되었다. 근데 별로 신경도 안쓰면서 쿨하게

2차있는데도 아니고 싸구려술집도 아닌데 뭐 어때

하며 오히려 멋지다고 해줬다. 그러는 간지옵이 더 멋지더라.

일하는거 알다보니 남친보다 간지옵이 더 편해지고 더 기대게 되었다.

2월달. 월급 1600에 20일. VJ언니랑 유언니가 축하한단다.

새로온 언니중엔 빠킹으로 월급 돌려주는 사태도 발생했는데 그게 나때문이란

이야기가 있었다. 그언니 손님중 유난히 내 전 지명이 많아서였다.

하지만 어쩔수 없었다. 1600으로 올랐다는건 지명을 잡아야 한다는건데.

그러던중 대형사고가 터졌다.

정말 기억하기도 싫은 대형사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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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2월 중순. 일찍오라던 마담언니 말에 간지옵이랑 밥 먹고 조금 친해진

새로온언니랑 미용실들러 머리하고 가게로 갔다.

네방정도 돌고 일찍온 테이블 마무리되던 10시 반. 젊은손님들이래서 문을열고

마담언니 따라 들어가던 순 간.

난 굳어버리고 말았다. 뱀앞의 개구리처럼.

나와 눈이 마주친 그사람도 굳고말았다.

한 2초간 굳어있던 나는 뒤돌아서 문을열고 나와버렸다.

남자친구였다.

같이온 일행이 친구들은 아닌듯 아는얼굴은 없었지만 남친과 이미 눈이 마주친 상황.

방에서 나오자마자 미친여자처럼 대기실로 가서 핸드백을 들고 가게 밖으로 나와

택시를 잡아타고 집으로 향했다.

울리기 시작한 핸드폰. 하지만 받지않았다.

손이 바들바들 떨리고 입이 바짝 말랏다. 조금 마신 술이 순식간에 깨버렸다.

집에 들어와 냉장고에 마시다 남겨둔 보드카를 입에 털어넣고 담배를 얼마나

피웠을까. 두시간쯤 지난 다음에야 조금 정신이 돌아왔다.

피식 웃음이 났다. 나를 순진하고 착한아이로 여기던 남친이 얼마나 황당했을까.

겨우 핸드폰을 열 용기가 생겼다.

[상황은 대충 알겠으니 일단 만나서 얘기하자]

10통의 부재중 전화와 한통의 문자.

피하고 싶어도 피할수 없다는게 너무 괴로웠다.

마담언니가 눈치챈듯 전화해서 아는사람이냐고 물어서 남친이라 하며 펑펑 울었다.

너무 답답하고 미칠것만 같았다. 잘 숨겨왔는데.

남친에게 문자로 다음날 3시에 보자고 하고 혼자 집에있는 술을 거의 다

마신 후에야 겨우 잠들었다. 다음날 일어나 하나하나 남친에게 받았던 선물들을

옷종류는 차곡차곡 개고 시계, 가방은 박스와 더스트백에 넣어 큰 쇼핑백에 담았다.

운전할 기운이 없어 택시를 타고 약속장소로 먼저 가 기다렸다.

남친이 들어와 앉자마자 담배를 태우기 시작했다. 끊었다던 담배를.

얼마나 일했냐기에 1월부터 시작했다니까 비웃으며 자기가 그렇게 궁핍하게

했냐던 남친. 냉정한 목소리와 변한 태도가 너무 아팟지만 내잘못이었다.

가져온 쇼핑백을 흘끗 보더니 다 필요 없고 내가쓰던거 어차피 버릴거니

그냥 가지란다. 만약에 다시 보면 그땐 손님과 아가씨로 보자며 휙 일어나서

나가버렸다. 창밖으로 남친의 렉서스가 떠나는 모습이 보였다.

자존심이 땅바닥에 떨어진것만 같았다. 남친앞에선 나오지 않던 눈물이 후둑

무릎으로 떨어졌다. 한 30여분을 혼자 울다가 나왔다.

그길로 근처 중고명품 가서 남친,아니, 전남친에게 선물받았던것을 모두 위탁했다.

너무도 마음에 들었던 남친의 첫선물 쇼메만 빼놓고.

그리고 언니에게 전화해 일한것만 ㅃㅒ고 월급 반납하고 쉬고싶다고 했다.

전화번호도 바꾸고 집에서 푸욱 쉬었다. 아무것도 안하고.

나가지 않으니 돈도 필요 없었다. 그렇게 지내다가 새학기가 시작되었다.

위탁맡겼던 전남친의 선물들은 새거라 빠르게 팔렸고 그돈으로 월세를 냈다.

유언니는 3월부터 고마우신분이 나가지말래서 들어앉았고 그덕에 마담언니가

나를 더 닥달하기 시작했다. 차라리 돈이라도 벌어야지 왜 궁상이냐고.

전번 바꾼 이후에도 간지옵이랑은 계속 연락했었다.

학교 나가면서 간지옵이랑 간간히 데이트하며 점점 상처가 나아갔다.

그러던 어느날, 간지옵에게 새벽에 전화가왔다. 울먹이던 목소리.

경미한 차사고가 났는데 상대방 운전자가 술마신놈이 운전했다며 경찰 부른대서

처음엔 정중히 사과하다가 멱살쥐고 싸웠는데 그사람이 뺨을때려서 술김에

몇대 ㄸㅒ렸단다. 지금 경찰소라며 울먹이다가 전화가 끊겼다.

다음날 겨우 전화가 연결되어 만났다. 면도도 못한 까칠해진 모습으로 합의금때문에

차를 팔아야하는데 수리한뒤 팔아야해서 돈을 빌리러 다닌단다.

전남친이 준 선물 판돈이 통장에 좀 있던상황. 수리후에 차팔면 갚을거고.

근데 마침 들어앉았던 유언니에게 전화가왔다. 얼른 집으로 와달라며 급하단다.

오빠에게 저녁때 전화하겠다고 하고 언니에게 달려갔다.

가보니 VJ언니가 같이있는데 심각한 표정이다.

언니들이 날 붙잡아 앉히곤 침착하게 간지옵에대해 이야기를 해주었다.

3년전 모델일 하면서 호스트하다가 일본가서 일하고 공사쳐서 들어와서 놀다가

다시 일본가려고 지금 여기저기 농사공사 짓는중이시란다.

머리가 띵해서 방금전까지 같이있었던 상황 이야기했다.

눈이 동그래져서는 맞지? 내말이 맞지? 하는데 정말 기가 턱 막혔다.

간지옵 모델때 친구랑 친해진 VJ언니가 남친이랑 헤어진뒤 내가 너무 간지옵에게

기대는듯 걱정되서 그 주변사람들을 캐고다녔던 모양이었다.

하긴 좀 이상했었다. 좋아하는 여자가 술집일 하면 말리는게 당연한건데 괜찮다고

그러질 않나 월급 얼만지 슬그머니 물었던것도 생각나 치가 떨렸다.

나말고도 여기저기 강남의 파블릭, 클럽과 북창동시스템 가게 아가씨들이

간지옵, 아니, 파렴치한 이놈을 주려고 돈을 빌리러 다닌단 소문이란다.

언니들에게 어쩌면 좋냐고 그러니 같이 이놈 어찌 혼내주나 고민한다.

천원들여 통장 만들고 체크카드를 간지옵에게 건네주었다.

비번은 1818이야. 얼마든지 꺼내써. 빌린다거나 갚는단 생각 말고.

오빠 가오가있지. 차 계약한다는 사람 나타났어. 다음주면 돈 받을거야.

바쁘다는 핑계로 얼른 헤어진 뒤 3일간 핸드폰 밧데리 빼놓았다.

언니들이랑 얼마나 웃었는지. 왜 비번이 1818이었는지 알기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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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충격이 너무 커서 3월달 한달은 학교에만 매달렸다.

학교에서 그때만큼 공부 열심히 하고 행사에 참여한적도 없던것 같다.

3월초 친구가 아는 소속사에서 오디션을 보러 오래서 갔었는데 실물보다 화면이

잘 안받는다는 당황스런 이야기를 하신다.

얼굴형 못생겼다는 이야긴 한번도 들은적이 없는데 그덕에 고민하다가

안면윤곽술을 받기로 하고 성형외과 가서 견적을 내었다.

돈천만원 가까이 나온 견적에 깜짝 놀라니 광대와 턱을 하려면 원래 그만큼 든단다.

서비스로 이마도 더 이쁘게 만들어 주신다기에 생각해보겠다고 하고 돌아왔다.

엄마한테 줬던 4000이 생각났지만 그냥 가게 나가서 버는게 나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마담언니에게 안면윤곽 비용으로 1000을 빌리고 얼굴 붓기 빠지는대로 가게 나가서

갚기로 하고는 겁도없이 뼈깎는 수술을 저질렀다.

일주일간 거울보며 거의 매일을 울었다. 아픈것보다 얼굴이 너무 부어서 붓기 안빠지면

어쩌나 생각에 호박즙과 수박갈은것만 먹으며 일주일을 웅녀처럼 버텼다.

1주일이 지나니 점점 붓기 가라앉아서 모자 눌러쓰고 학교다녔다.

과가 과인만큼 성형가지고 수군대는 분위기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한달 지나니까 볼은 살짝 통통했지만 그럭저럭 봐줄만해지고 술마셔도 된다는 이야기에

4월부터 다시 가게에 나가기 시작했다.

얼굴붓기 완벽히 빠지는 3개월 뒤에 소속사 알아보기로 하고.

손님들은 얼굴이 뽈에 살쪘냐는 반응과 어려진것 같다며 귀여워하는 반응.

어찌되었건 열심히 일해서 두달만에 돈갚고 이자겸 해서 마담언니 구두하나 사줬다.

4, 5월 일하다가 6월초 기말고사준비겸 해서 한달 쉬었다.

오랫만에 들어앉은 유언니 나 VJ언니 셋이서 새벽에 만나서 술마시는데

유언니 고마우신분이 알고보니 폭력적인분이시란다.

술마시면 때리고 접시깨고 그런다며 헤어질까 생각중이라고 눈물을 흘린다.

어차피 가정있는 남자 만날때 힘든건 각오했지만 맞고살줄은 몰랐다는데

가슴이 턱 메여오며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취한 언니 데려다주고 VJ언니와 한잔더 술마시며 신세한탄을 했다.

똑똑한 VJ언니도 일주일전 친한 호빠선수에게 공사까진 아니고 농사로 헬스클럽

회원권과 손님이 주셨던 백화점 상품권 주었다며 침울해했다.

간지오빠 생각나기도 하고 유언니상황 VJ언니상황 답답해서 엉엉 울고말았다.

청담의 ㅅ바였는데 창피한것도 모르고….한심하게.

언니가 나 취했다며 데리고 나가는데 누가 뒤에서 언니와 내 가게이름을 부른다.

가끔 오시던 나이 좀 있으신 손님. 맨날 자기 돌싱이라고 자칭하던(돌아온싱글).

기러기아빠였는데 부인이 바람나서 이혼했다고 친구분이 했던 기억이 났다.

그런데도 항상 재미있고 유쾌한 분이라 기억에 남았었는데 운거 봤을까봐 민망했다.

언니와 꾸벅 인사하고 가게 안나오냐기에 학교때문이라고 했다.

그때까지 연락처 안묻고 안주시던 분이 명함을 한장 내밀며 배고프면 전화하란다.

밥사줄께도 아니고 배고프면 이라는 말에 피식 웃으며 명함을 받았다.

그러니 울다웃으면 털난다던데 하는 옛날 개그를 하셨다. 역시 운거 보신거다.

살 너무 빠졌다며(얼굴 수술한거 붓기가 빠진건데) 자기가 도로 찌워주겠다고 그러신다.

집에와서 명함을 대충 팽개쳐놓고 서랍을열었는데 뭔가 이상하다.

성격이 깔끔한편까진 아닌데 누군가가 서랍 뒤진 흔적이 있다.

소름이 쫙 끼치는게 느껴졌다. 핸드폰을 들고 112를 눌러 도둑이 들은것같다고 하고

관리실에 연락해서 경비아저씨가 올라오셨다.

없어진것은 다행히 구찌시계 1개와 금목걸이 금반지등과 현금 200만원. 한 300어치.

다용도실문을 안걸고 다녀서 거기로 침입한것 같았다.

진짜 비싼것들을 분당집 내방에 옮겨놓은게 다행이었다.

가방이랑 옷들은 그대로여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집에 정나미가 뚝 떨어졌다.

다음날 창문 꼭 걸어둔뒤 부동산에 집 내놓고 집을 알아보러 다녔다.

마음에 쏙 드는 집을 발견했는데 월세가 관리비까지 140이었다.

이사비용과 월세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통장에 잔고는 얼마 없는데.

결국 7월에 일을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일하며 명함줬던 그분은 잊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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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600 월급은 이사비용과 월세, 옷 렌탈비와 머리쿠폰 끊고나니 반토막 되었다.

그간 언니들에게 얻어먹은게 많아서 나이트쏘겠다고 하니까 언니들이 호스트 가잔다.

새로온 언니들 영향을 좀 받은듯 했는데 호스트는 역시 간지옵 생각도 나고 해서

싫다고 했다. 뺀질한 것들이 뻔뻔하게 공사칠거 생각하면 치가떨렸다.

보스가서 룸잡고 놀다가 댄스대회 구경하고 댄스대회때 춤 잘추던 남자애 부르니

역시 모 댄스그룹 안무하는애였다. 내가 좋아하는 스탈이 아니라 관심 없었는데

내게 들이대다가 관심 안보이니 다른언니에게 들이댓다.

심심해서 가방정리 하는데 나오는 명함. 이사때문에 잊고있던 돌싱씨 명함이었다.

거의 매일 여기저기 술드신다고 들었어서 새벽 4시였지만 문자보냇다.

곧장 전화가 왔다. 나이트로 언니들과 가게끝나고 놀러왔다니까 자기도 나이트란다.

별로 안먼곳 물나이트에 있다며 과일만 먹다보니 매운게 땡겨서 웨이터 시켜서 신사서

아구찜 사오라고 하고 기다리는 중이란다.

술이 올라서 나도 아구찜이 갑자기 먹고싶어졌다. 와서 같이 먹자길래 네해버렸다.

그때까지 나온 술값 50에 웨이터팁 5만 챙겨주고 취했단 핑계로 먼저 일어섰다.

우울한 일이 많았어서 돌싱씨의 유머감각이 그리웠다.

밖에나와 날 기다리던 돌싱씨 소매자락 붙잡고 들어가니 아구찜이 막 도착해있었다.

돌싱씨 친구들이 부러워 죽으려고했다. 부킹녀들 보니 물나이트 그날 물 안좋았었다.

맛나게 아구찜 먹고 돌싱씨와 그 친구들 유머에 배꼽빠지게 웃다가 다같이

아침해가 뜨는걸 보며 집으로 돌아왔다. 야하거나 천박한 농담 한마디 없이

자학유머만으로도 분위기 업시키는 돌싱씨. 고마웠다.

다음날은 토욜이었는데 어제먹은 아구찜이 너무 매워서였는지 오전부터 배탈이

나서 하루종일 화장실 왔다갔다 점심도 못먹고 끙끙 앓았다.

돌싱씨가 전화했길래 배 아파서 아무것도 못먹었다니까 전복죽 먹자며 부른다.

같이 전복죽 먹고 속좀 나아졌냐기에 멀쩡해졌다니까 자기 케익이 먹고싶단다.

남자가 단거 좋아하는건 별로 못봤는데 같이 가서는 케익 3조각 종류별로 시켜서

먹어보라는 소리 한마디 없이 너무 맛있게 먹는다.

보다보니 배도 안아프겠다 나도 먹고싶어서 조금씩 맛봤는데 너무 맛있었다.

둘이서 케익을 돌싱씨 3조각 나 2조각 거기에 애플파이와 크레페까지 시켜먹었다.

서빙하는 웨이트리스가 다 놀라는 표정이었다.

너무 배불러서 아무것도 못하겠다니까 그러면 오락하러 가잔다.

압구정에 오래된 오락실에 가서 총쏘고 테트리스 대결하고 놀았다. 지금껏 만난 남자중

제일 나이차이 많이나던 사람과 제일 애들처럼 단것먹고 오락하고 노니 재미났다.

1시간정도 노니 오락실 문닫는 시간이라 헤어지는데 오빠가 그런다.

원래 밖에서 만나면 용돈 줘야 하는거냐 해서 내가 밥도 사주고 케익에 오락도 오빠가

돈썼는데 웬 돈이냐고 그러니 씨익 웃는다.

사실 손님과 밖에서 만났던건 가게가기 전에 백화점 들렀다가 저녁먹고 가게가고가

전부였다. 거의 사귀다시피 한 아우디옵 제외하고.

그 다음주 가게로 혼자서 일찍 놀러와 나를 찾더니 묶어주었다. 그리고 술도 안마시곤

갑자기 꺼낸것은 젠가 라는 나무토막 보드게임. 한게임당 벌주 스트레이트한잔으로

하곤 게임당 10분씩 잡아먹으며 둘이 정말 애처럼 놀았다.

천천히 마시니 취하지도 않고 8시부터 2시간동안 젠가 열판도 넘게하며 놀았다.

밴드불러서 노래하다가 밴드아저씨랑 다같이 앉아서 쿵쿵따 하고 놀고.

2시간동안 밴드아저씨 수고했다며 팁줘서 보내고나니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그사이 지명오빠들이 찾아서 묶였다고 양해구하느라 잠시 왔다갔다 하고.

돌싱씨가 왜 연락을 그리 늦게했냐고 물어서 도둑들었던 이야기 했었는데 그걸 기억하고

치한에게 뿌리는 스프레이와 스턴건(전기충격기. 불법이라던데 어찌구했는지)과

누르면 진짜 시끄런 소리나는 사이렌을 선물해줬다.

몇백짜리 명품보다 훨씬 고마웠고 마음이 찡했다.

그리고 일주일간 문자로만 연락하다가 그 다음주에 오시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말한다.

니가 비밀을 지킨다고 약속하면 내가 너한테 하나 제시할게 있다. 아마도 네겐 아주

좋은 기회이자 달콤한 제안이 될거다. 하지만 니가 나와 비밀을 못지킨다면 너를

다신 안보는것은 물론이고 널 미워하게 될거다. 비밀 지킬수 있겠니?

그동안의 재미있던 모습과는 다르게 너무도 무섭고 진지한 표정. 솔직히 겁났다.

대답을 못하고 쩔쩔매는데 술을 글라스에 원액으로 따라서 원샷하신다.

겁나긴 했지만 궁금한 마음이 더 컷다. 결국 나는 비밀을 지키기로 했다.

그리고…..그분의 이야기는 정말 큰 쇼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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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무서워요 솔직히. 하지만 제입 가벼운편 아니니 제안 받아들일께요.

솔직하게 대답하니 오빠가 입가에 쓴웃음을 짓더니 양주한잔을 털어넣었다.

돌싱씨, 아니, 돌싱오빠의 조용한 독백이 이어졌다.

-군대다녀와서 복학하고 사귀게된 CC가 내 마누라고 첫사랑이다.

둘이 대학교 2학년때부터 같이살았어. 지방에서 올라와서 둘다 자취하다보니

뭐 그랫던것 같다. 3학년때 마누라 임신해서 학생결혼했다. 집에서 욕먹으면서.

애낳고 난 졸업하고 우리 부모님이 애 봐주시고 마누라도 학교 졸업했지. 그리고

난 서울서 직장다니고 마누라는 우리 부모님이랑 같이살고 주말부부로 5년 지냇다.

그때까지만해도 사이 좋았지. 같이 살다가 가끔보니까 그리움이란것도 생기고.

그러다가 마누라 올라와서 같이살았는데 이상한 일이 생긴거야.

여기서 말을 멈춘 돌싱옵이 지그시 눈을감고 다시 술을마셨다.

이상한 일요?

-휴우. 마누라가 이제 올라왔으니 잠자리도 자주하고 집생겻으니 둘째도 만들어야

하는데. 첫ㅉㅒ가 딸이라 부모님이 기대하시는데. 그런데….발기가 안되는거야.

잠자리에서 마누라랑 별짓을 다해봤다. 혹시 마누라라서 흥분 안되나 싶어 성인잡지에

안마 룸사롱 다 다녀봤지만 이상하게 안서는거지. 병원에 가니 정신적인것보다

몸에 이상 있는것 같다며 이리저리 조사하더니 신경성 발기부전이라나.

5년동안 부모님댁에서 주말에 마누라랑 자면서 하고싶을때에도 맘대로 못하던게

압박이 되어서 그랫을거라 생각이 들더라. 치료도 받고 돈 정말 몇백 깨지면서

별의별짓 다해도 결국 안되어서 마누라랑 울기도 여러번 했다.

그러다가 마누라가 조기유학 얘기하면서 외국 나가고 싶다길래 그러라고 했다.

그리고 다른놈 생겼다고 고백했을때도 쿨하게 보내줬다. 그놈 만나도 봤고.

딸애가 나는 아빠고 걔는 대디래더라. 우리딸이 지금 열두살인데 외국 4년 살더니

생각도 외국식이라 새아빠가 어색하지 않은가봐. 아주 잘지낸대.

여기까지 말을 마친 돌싱옵은 담배에 불을붙이고 내게 건네었다. 눈에 눈물이

가득고여있었다. 무슨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어색히 담배를 받아들었다.

-이혼하고 내가 안되어보였는지 친구들이 자주 불러낸다. 솔직히 처음에야 고마웠지만

부담되기도 하고 내상황 모르는 애들이 나데리고 안마나 룸사롱 가면 괴롭기만해.

부인 잊으라며 여기저기 끌고다니는데 내게 지금 필요한건 핑계거리다.

저번에 널 본 친구들이 그러더라. 너한테 빠져서 안마고 다른술집 가서도 아가씨

안더듬고 2차 안간거냐고. 그렇다고 해버렸어, 한심하지?

말없이 고개를 저으니 술을한잔 따라준다. 목을타고 넘어가는 위스키 원액이 달게

느껴질 정도로 입안이 말라있었다.

-내가 부탁하나 할께. 딱 반년만 나랑 사귀자. 더도 덜도 말고 내친구들 앞에서만

딱 반년동안 나랑 사귀어줬으면 좋겠다. 물론 무료봉사 원하는거 아니고 내 능력

안에서 최대한의 성의는 보일께. 친구들중에 내 성공을 부러워하던 놈들이 내가

이혼하니까 은근히 그걸로 동정하려 드는데 니가 내옆에 있어준다면 그놈들

부러워하면 부러워하지 더이상 무시 못할거야. 이런 내가 우습지?

머리카락이 날릴정도로 고개를 힘차게 저었다.

아우 머리카락에 얻어맞겠다 웬 때지난 테크노니~

그런 진지한 고백뒤에 이런 실없는 농담이 나오다니, 돌싱옵 다웠다.

계약금이라며 건네준 봉투. <비밀유지비용> 이라고 적혀있어 또다시 풋 웃고말았다.

돌싱옵과 1주일 뒤 8월부터 가게 쉬기로 약속하고 손가락 걸었다.

그리고 그 다음주 마지막날 돌싱옵이 친구들을 데리고 내 은퇴식을 한다며 가게로 왔다.

케이크와 샴페인까지 만반의 준비를하고 온 돌싱옵과 축하한다면서도 은근한

시기의 눈초리를 보내던 돌싱옵의 친구들. 그리고 들어앉는다며 부러워하던 언니들.

최고 친하던 VJ언니와 유언니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돌싱옵의 비밀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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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돌싱옵이 준 계약금<비밀유지비용>을 어디에 쓸까 고민하다가 월세도 싸게내고

돈도 굳히자는 생각에 집 보증금으로 넣었다.

보증금 4000 넣으니 140이던 집세가 100으로 떨어졌다. 앞으로 돈이 들어오면

보증금으로 넣어야겠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월세 솔직히 슬슬 아까웠다.

마담언니가 돌싱옵에게 내월급 2000이라고 부풀려 말해서 돌싱옵이 두달치 월급

계약금조로 준것같았다. 1600이었는데. 뭐 가오상 그런거겠지만 언니가 고마웠다.

돌싱옵과 돌싱옵 친구들이 내 은퇴기념 골프여행 한번 가자기에 제주도로

다같이 골프치러 가서 놀고왔다. 7개월전 겨울 남친과 왔던 기억이 났지만

애써 지워버렸다. 돌싱옵 친구들도 애기씨들 한명씩 데려왔는데 한번쯤 한신이나

논현에서 마주쳤던 얼굴들이었다. 텐아가씨는 나뿐이고 나머진 쩜오나 클럽쪽

아가씨들인듯 했지만 서로 일행 챙기느라 그런건 신경 안썼다.

금욜밤에 출발해서 토욜 라운딩 후에 남자들 사우나가고 수영장에서 태닝하는데

애기씨중 한 아가씨가 오더니 인사를 반갑게 한다. 키는좀 작지만 귀여웠는데

쩜오 다닌다며 나를 미용실서 두어번 봤다고 그래서 친하게 얘기나누었다.

은퇴했다니까 잘해주냐며 돌싱이라 유부보다 부담되지 않냐고 슬슬 캐보는 눈치기에

돌싱이라도 침대에서 몸이 녹을정도로 잘해주어서 그맛에 죽어도 못헤어진다고

그러니 눈이 동그래진다. 물건 대물이냐 아니면 테크닉이냐 하기에 물건보단

테크닉이 좋고 횟수가 항상 3회이상이라고 하며 얼굴 붉혀주니 만족스러운

대답이었던듯 끄덕였다. 그러면서 묻지도 않았는데 자기 스폰오빠(돌싱친구)는

잠자린 별로지만 말빨이 너무 좋아서 어쩌다보니 만나는데 솔직히 자기는

이사람 말고도 스폰 두어명 더있단다. 흔한일이니 그냥 맞장구 쳐주고 오빠들이

돌아왔을 시간이길래 객실 올라가 돌싱씨에게 상황보고해주니 꺽꺽 몸을

틀어가며 웃어댓다. 그날 저녁 다같이 다시 만났는데 그새 그 입 가벼워보이던

쩜오아가씨 소문을 어찌나 잘 내주었던지 다들 선망의 눈빛이었다.

저녁먹으며 게임도 하고 귀하다는 삼편보주(?기억 확실친않음)를 중국출장에서

바이어에게 선물받았다며 누군가가 꺼내서 백세주 위에 그거 한잔씩 먹고

다들 기절…살아남은 나와 돌싱옵 그리고 쩜오네 커플이 나머지 두커플을 부축해

호텔로 옮기고 방에돌아와 돌싱옵이 꿍쳐놨던(?) 플라토란 독일맥주에

마른안주 하나 시켜서 먹으며 이야길 나눴다. 오빠에게 작년 여름부터 올해까지

있었던 많은 이야기들을 정말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끄덕이며 들어주는 오빠가

고마워 눈물 나려한며 바라보는데 끄덕이며 조는거였다.

일요일에 농어가 제철이라며 먹고가재서 농어먹고 부모님 선물로 용과좀 사고

비행기 시간되서 제주 면세점 가니 애기씨들 명품이 별로 없어 실망한 눈치다.

그래도 건져보겠다고 에트로 가방 사달라며 칭얼거리는데 난 일부러 티나게

돌싱옵거 선글라스 너무 낡았다며 내가 사주겠다고 끌고가서 이것저것 써보게했다.

돌싱옵 친구들이 부러운 눈빛으로 슬쩍슬쩍. 그중 오클리 선글라스가 돌싱옵에게

잘 어울리는듯 싶었다. 나오면서 다른팀들은 다 남자가 계산하는데 우리만

내가 계산하면서 선물이니 쓸때마다 내생각 하라고 멘트하는데 표정들

정말 가관이었다. 애기씨들은 저게 제정신이가 표정. 남자들은 저런 운좋은X 표정.

그렇게 2박3일 꽤 즐겁게 놀고 돌싱옵이 과일 날라주느라 처음 울집에 놀러왔다.

집이 깔끔하고 좋다며 이리저리 신기한듯 둘러보더니 차한잔 하고 가라는 말에

안그래도 할말있다고 하더니 카드를 하나 꺼냇다.

한달 딱 500까지 쓸수있는 카드란다. 그리고 용돈 500은 따로 현금으로 주겠단다.

혹시 더 필요한거 없냐는 말에 안굶게 가끔 같이 장봐주고 밥사달라니까

제주가서 그렇게 잘먹고도 밥소리가 또 나오냐며 볼을 꼬집었다.

VJ언니와 유*언니가 얼마주기로 했는지 궁금해했는데 계약금 얘긴 안하고

그냥 천씩 받기로 한것만 이야기하니 나쁘진 않다는반응이었다.

유*언니는 내가 가게 그만둔 다음주부터 다시 가게 나오게 되었다.

견디다 견디다 못해서 차마 경찰엔 전화 못하고 폭력적인분 가정으로 전화해서

어떤사이였는지 다 이야기하고 이제 정리하고싶다고 더이상 맞고 못산다고

그런다음 핸폰바꾸고 일단 VJ언니네 얹혀산단다.

맘고생 심하면 막 먹는걸로 푸는스탈이라 살이 좀 쪄서 고민이라고 그런다.

내게도 조심하라고 하면서 너무 좋아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한다.

돌싱옵은 내게 나이트가서 부킹도 하고 젊은애들도 만나라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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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돌싱옵이 들어앉혔다는 소문을 어떻게 알아낸건지 가전옵이 가게에서 펄펄 뛰었다는

이야기를언니들을 통해 듣고 좀 기가막혔었는데 거기에 그옵이 날 찾아서

논현, 신사 선수촌을 뒤지고 다닌다는 이야길 들으니 무서워졌다.

내가 공사를친것도 아니고 단골손님이었을 뿐인데 부담 백배였다.

방을 내놓고 학교앞 오피스텔을 알아보기로 했다. 돌싱옵에게 얘기하니 선수촌보다

학교앞 오피스텔이 안전할것 같다며 찬성했다.

강하나 건넌것 뿐인데 전집보다 큰사이즈에 한강보이는 이쁜 오피스텔을 학교 바로

앞에 얻을수 있었다. 오피스텔에 친구도 한명 살고있었어서 더 좋았다.

오빠가 고양이랑 강아지중에 하나 고르래서 털 긴애들은 옷에 털붙어 싫다니까

같이 분양하는데 보러가재서 그중에 고양이가 닥스훈트처럼 다리가 짧은애

사진이 붙어있길래 보고싶댓더니 먼치킨이라는 희귀종인데 내일 들어온단다.

다음날 가서 봤는데 너무 예뻣다. 털도 길지 않고 눈도 녹색인 애기였다.

외국에서 데려온애라며 비행기값까지 못받아도 500은 받는대서 아쉽지만 너무

비싸서 못기르겠다고 돌아서니 400에 해주겠단다. 그래도 너무 비싸다며

‘현금으로 낼건데.’ 하니까 그제서야 350으로 내려가는 가격. 외제차 타고와서

만만하게 봤던 모양이었다. 현금이니 300에 해달라고 하고 고양이용품도 챙겨달라고

졸라서 화장실 모래 사료 이동장 필요한거 몽땅 얻어냇다.

오빠가 계산하고 나올때 100을 말없이 오빠주머니에 넣어주니 씨익 웃는다.

그다음주 오빠가 친한 형님과 서초동으로 술마시러 갔는데 분위기가 이상하다.

술집같지 않고 좀 얌전한 분위기? 오픈카페 같은 분위기에서 피아노가 있길래

피아노바인가 하는데 악기든 여자애들이 하나둘 나오더니 클래식을 연주한다.

연주자들인가 하는데 옆에와서 인사하고 앉기도 하고 술도 따라주고.

이쁜애들은 없었지만 꽤 신선한 충격. 텐이라기엔 수질 안좋았지만 2차없는건 같았다.

그중 플룻하는언니 낯이익어 알아보니 같은중학교 선배다.

그오빠 선배가 이뻐하는 사람이 그언니여서 8월에 자주 만나게 되었다.

피리언니랑 나랑 오빠 오빠선배 넷이서 볼링도 치고 골프도 치고.

다같이 여행가자니까 언니가 그런사인 아닌듯 슬슬 뺀다. 그리고 9월초,

내게 전화하더니 내일 유학간단다. 비밀로 하고 돈모으며 준비해왔었다고 한다.

오빠선배의 슬픔은 굉장했다. 그래서 잊어버리라고 이쁜 유*언니 소개시켰다.

여자는 여자로 잊는다더니 오빠선배 유*언니 새로옮긴 가게 출근도장 찍는단다.

돌싱옵을 사귀며 포켓볼과 사구를 잘치게 되었고 만화방을 같이가서 만화방에서

짜장면도 시켜먹어봤다. 돌싱옵 짜장시킬땐 항상 알바생것까지 시켜주더라.

돌싱옵과 같이 쇼핑가 완전 힙합으로 바꿔놓고는 레게가발까지 빌려씌워선

강남 엔비도 같이 가보고 홍대 클럽데이를 가보고싶어하던 오빠친구들 다 불러서

모두 탈진할때까지 여기저기 클럽들을 돌며 놀기도 해봤다.

그러는 가운데 오빠랑….정이 또 들기 시작했다.

사랑보다 더 무섭다는 정. 오빠랑 나는 계약된 관계인데. 오빤 날 귀엽고 고마운 동생

그 이상은 안본다는걸 알면서도 전화통화가 기다려지고 못만나면 서운했다.

이런 내마음컨트롤 하려고 친구들이 해외여행 가자고 하면 안빠지고 다니고

나이트에서 부킹도 해봤지만 다 내 몸을 노리고 접근한다는 생각에 슬퍼질뿐.

돌싱옵과 주말에 낚시를하고 돌아오다가 갑자기 차가 멈추었다. 견인차를 부르고

같이 강을보며 차밖에 앉아있는데 10월이라 그런지 좀 추웠다.

돌싱옵에게 팔짱을끼고 머릴 기대고. 두근두근 내 심장소리가 들릴것만 같았다.

나도모르게 돌싱옵 뺨에 키스했다. 돌싱옵의 얼굴이 당황스러워지더니 내 얼굴을

잡고 입술에 부드럽게 뽀뽀만 해주었다. 그리고 둘이 손잡고 흐르는 강물을 바라봤다.

내인생에 제일 로맨틱하고 마음아픈 순간이었다. 정이드는게 아니라 사랑에 빠지고

있던거였다. 그것도 나이는 열네살이나 많고 성불구인 사람과.

마음돌리려 참 많이 애썼다. VJ언니따라 호빠도 가보고 여행도 가보고.

하지만 멋진 남자옷 보면 돌싱옵 생각나고 좋은곳 가면 다음에 같이와야지 생각뿐.

그렇게 나의 마음은 한없이 그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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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시간은빠르게 흘러 크리스마스가 다가왔다.

오빠선배와 유*언니는 알콩달콩 잘 사귀기 시작했고 오빠 친구들의 애기씨들은

만날때마다 대부분 바뀌었다. VJ언니는 밤일을 본격적으로 그만두었다.

돌싱옵이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해외에서 보내는게 어떻겠냐며 영어회화좀

되냐고 묻는다. 부끄럽지만 영어는 한개도 못하는데 어쩌냐고 하니까

자기가 되니 걱정말라며 그래도 영어학원 하나 다니란다.

학교 졸업공연때 오빠와 오빠 친구들이 와줬다. 부모님께는 소속사 스폰서분들이라

인사시키고. 오빠친구들이 화환을 엄청나게 큰걸로 마련해와서 민망했다.

연기가 딸려서 주연도, 그렇게 큰 배역도 도 아니었는데.

공연 첫날은 부모님과 결혼한 오빠내외가 와줬고 마지막날은 쫑파티 1차후에 아프다고

핑계대고 도망쳐서 오빠와 같이 야경보러 남산에 갔다.

오빠와 한침대에서 서로 꼬옥 끌어안고 잠잔게 여러번. 섹스없이도 이렇게 깊은

감정 느낀다는게 신기하기도 했고 마음아프기도 했지만 익숙해졌다.

비행기를 타고 오빠와 갔던 이탈리아 여행. 로마에서 크리스마스를보내고 피렌체를

걸쳐 같이 새해를 맞은 밀라노까지 사진 많이 찍으며 둘이 너무 즐겁게 여행했다.

돌싱옵의 장기중 하나는 여러나라말 하기였다. 일어, 불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의외로 영어는 잘 못해서 이유를 물으니 불문과 출신이라 그렇다고 했다.

그래서 나 영어배우게 해서 두고두고 써먹는다며 웃던 돌싱옵.

따라 웃었지만 8월,9월,10월,11월,12월,1월….2월이 되면 우리 계약이 끝난다.

알고 있으면서 저런말을 하는걸까? 아니면 계약을 더 길게 하려는걸까?

1월 둘째주에 한국에 돌아와서 집에왔는데 음성에 남겨진 아우디옵의 목소리.

미국에서 만난 여자와 결혼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돌싱옵 만나기 전이었다면 너무 가슴아플 이야기였지만 조금…아주 조금만

아팟다. 그리고 축복의 이메일을 보내주었다.

여행동안 동물병원호텔에 맡겨두었던 고양이를 데리러 갔는데 낯익은 렉서스가 앞에

주차되어있다. 병원에서 시베리안허스키를 끌고나오는사람,전 남친이었다.

모르는척 그냥 지나쳤다. 고양일 데리고 나왔는데 차가 그대로 주차되어 있었다.

“얘기좀 하자.”

오랫만이란 인사도 없이 창문을 내리고 툭 말을 내뱉는 전 남친. 못본사이 살이 좀

붙어서일까? 전에 느꼇던 깔끔함과 매력은 간데 없었다.

무시하고 내차로 가서 집에 오려는데 뒤에 따라오는게 보였다. 돌싱옵에게 전화할까

하다가 괜한 폐끼치기 싫어서 그간 연락 뜸했던 VJ언니에게 전화로 부탁했다.

강남역쪽 언니네 오피스텔 앞으로 가니 언니가 아는 남자모델 둘과 기다리고 있었다.

차에서 내려 그중 한명에게 처음보는 사인데도 불구하고 자기야~하며 꼬옥 앵겼다.

뒤따르던 전 남친은 차에서 멀뚱히 그광경 훔쳐보더니 차를 돌려서 가버렸다.

한숨이 절로나왔다. 무섭기도 했고 마침 언니와 같이있던 남자들이 고맙기도 했다.

고마워서 남자들 저녁사주고 집에 돌아와 전화로 돌싱옵에게 오늘있던 일 보고하니

왜 자기 안불렀냐며 서운해한다. 그래서 전남친이 데리고있던 커다란 허스키에

물릴까봐 그랫다니까 꺽꺽 웃어댓다.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갔다. 2월이 코앞이던 어느날, 오빠가 우리집에 들렀다.

그리고 봉투를 내밀며 말했다.

-그동안 참 고마웠어, 내 친구들에겐 내가 싫증나서 찻다고 할거니까 혹시라도

내 친구들 마주친대도 아는척 할 필요 없어. 그리고 나 프랑스간다. 부인이랑

다시 합치게 될지도 몰라. 그동안 얘기 안했지만 남편이랑 이혼소송 준비중이라고

그러더라. 생각보다 좋은놈이 아니었던 모양이야. 딸도 보고싶기도 하고.

니 마음 눈치 못챈것 아니고 나도 니가 얼마나 욕심났는지 몰라. 하지만 반짝반짝

이쁠나이에 나같은놈 만나서 평생 애도 못가지고 제대로된 결혼생활도 못할걸

생각하니까 이건 아니야. 처음 계약했던대로 6개월동안 애인으로 또 동생으로

너무 잘해주었던 너, 평생 못잊을거다. 첫사랑은 아내였지만 제대로된 첫 연애는

너랑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거같네. 항상…

항상까지 말하던 오빠의 손등으로 눈물이 떨어졌다.

-항상 행복하고 정말 좋은사람 만나라. 정말 좋은사람. 안그러면 내가 이렇게

보내주는 의미가 없어지니까. 정말 좋은여자야 너. 여우같으면서도 곰같은.

내가 보내준거 후회 안하게 정말 좋은사람 만나라.

오빠를 끌어안았다. 돌싱옵, 내가 정말 사랑이라고 느낀 최고의사람.

오빠와 반시간 가까이 아무말없이 끌어안고 울었다.

그리고 오빠가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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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졸업식. 혹시나 왔을까 생각에 가족들 몰래몰래 주위를 살폈지만 그는 오지 않았다.

졸업도 한 마당에 더이상 학교앞에 살기도 그래서 강남쪽으로 선수촌 아닌 동네를

골라 이사했다. 오빠가 준 6000과 집 보증금 4000을합쳐 작은 원룸을 전세내었다.

VJ언니는 화보집을 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했고 좋은분을 만났단다.

유*언니도 새로운 가게에서 잘 지내고 오빠 선배와 잘 사귀다가 이젠 좀 시들해

졌단 이야길 했다. 참….차를 팔았다. 내 귀엽던 TT를 팔고말았다.

1월에 전남친 만난 후로 내차 혹시라도 마주치면 또 따라올까 두렵기도 했고

차 볼때마다 이젠 먼곳에서 남의남자된 아우디옵 생각나 맘도 아팠다.

그리고 학교친구와 대학교 2학년때 계획하고 돈없어 실천 못했던 미국여행을 했다.

둘이 여행사에 알아보고 13박 15일의 패키지를 끊었다.

여행경험이 있었다면 자유여행을 하고싶었지만 미국은 좀 위험하다는 사람들 의견에

따라서 그냥 패키지로 하고 샌프란시스코-요세미티-라스베가스-그랜드캐년-LA

-뉴욕-워싱턴-나이아가라-토론토-오타와-몬트리올-퀘벡-보스턴 일정이었다.

아우디옵이 있는 시애틀은 멀었지만 같은 미국아래 있다는 생각에 가슴 찡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도착해 플룻언니도 다시만나보고. 돌싱옵과 헤어졌다니까

여행하며 다 잊으라고 토닥토닥 위로해줬다.

여행에 대해 자세히쓸수가 없다. 너무 많은것을한꺼번에 보고 듣고 느꼈다.

그렇게 정신없이 2주를 여행으로 보내고 나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재충전된 마음으로 다시 가게를 나가기 시작했다. 이제는 그냥 놀려고가 아닌 돈을

모으자는 마음으로였다. 3월중순부터 4월중순까지 1600으로 열심히 일하고 주말엔

사진들고 여기저기 오디션을 보기도 했다. 그런데 좀 안챙겨 먹었더니 살이 너무

빠지고 몸이 안좋아져서 쉬게되었다. 오디션 본곳중 한곳에서 계약하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쉬면서 모던댄스도 배우고 나자신을 위해 투자했다.

이글을 쓰기 시작한 5월말. 난 다시 가게를 나갈 생각이었다.

그동안 돈을 모으지 못했던 후회때문이었다.

하지만 생각이 바뀌었다. 이제 소속사도 생겼으니 열심히살아야지.

텐프로로 생활한지 햇수로 3년이었다. 모은돈? 없다. 가게에서 번 돈은 모래처럼

손가락사이로 빠져나가버렸고 많은 명품가방과 명품옷, 시계와 구두가 전부다.

돈돈돈…..머리와 메이크업, 네일, 차유지비, 유흥비, 쇼핑, 콜택시….

글을쓰며 점점 더 나에대한 확신이 들고 내가 누군지 알게되었다면 우스울까?

그나마 다행인건 카드를 만들지 않았고 그덕에 빚이 안생겼다는거.

이제 내 전공을 살릴수 있는 길로 가려고 한다.

물론 텐프로도 내 전공을 살린 일이긴 했다.

연기와 가식으로 물들어있던 세상. 영화의 주인공이 되고싶어하는 사람들.

하지만 이젠 밤세계 일보단 조금 더 떳떳하게 일하고싶다.

언젠가 나도 연기인으로 불리울 날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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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다보니 어느새 또 새벽이네요. 그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글 쓸때까지만 해도 가게 다시 나가서 일할 생각이었는데 글을쓰면서 생각이

정리되고 또 좋은소식 있었어서 이제 안나가도 될것같아요.

뭐 고마우신분 또생기고 이런건 아니구요 소속사가 생겼고 일도 생겼어요.

ㅎㅎ 하지만 여전히 화류계 언니들이랑은 친하다는거~ 언니들도 언젠간 은퇴하겠죠.

이제 글은 안남기겠지만 가끔 눈팅족으론 남겠습니다!

그간 감사했어요~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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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대학로 조그만 소극장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여러분들 염려하실만큼 큰 드라마나 광고회사와의 계약이 아닌

작은곳에서부터 그동안 부족했던 연기공부하며 시작하고싶다고 말씀드렸어요.

1년? 2년? 더 길어진다고 해도 한달 30만원으로 살아야 한다고 해도

노력할겁니다. 여러분 걱정해주시는만큼은 꼬옥 노력할겁니다.

월급 30만원에 티켓이 팔리면 돈 받고 아니면 못받습니다.

월급 1600받던 네가 어찌 일하겠냐 생각하시겠지만

1600받을때는 천만원은 치장비에 600만원은 유흥과 집세로 소모되던 금액이

지금은 아무것도 필요없게 되었답니다.

교통카드로 3년만에 지하철을 타고

운전할때는 모르던 서울을 구경합니다.

아름다운 곳입니다. 제가 알던 밤의서울과 다른 맨얼굴의 낮의서울.

스스로 화장을하고 무대의상을 만드는것을 도우면서

연기에대한 열정 하나로 연극무대에 5년간 무월급으로 일하신 분들을 보면서

이제 철이드는 기분이 드네요.

걱정해주신분들, 84는 열심히 살거예요.

언젠가 대학로에서 연극포스터 보면

저 한번 생각하면서 ‘화이팅!’한번 떠올려주세요.

혹시라도 봐주신다면 더 고마울거구요.

같은 서울하늘아래는 아니지만

그간 저와 작은 인연이나마 만들었던 아우디옵, 돌싱옵.

모두 여러분과 같은 마음으로 염려해줄거라 믿어요.

모두들 반년남은 2007 잘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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